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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해서부터, 아니면 고등학교 3학년 쯤부터 미래에대한 막연한 걱정이 시작됐다. 고등학생때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왠지 앞으로 웰빙하지 못할것같아서 걱정이 됐다. 운이 좋게 대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한동안 내 마음대로 다 해도 될 것 같았지만 자유도 얼마 가지못했던 것 같다. 그맘때 쯤 인문학 강의에서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대해 배웠다.
자유는 무조건 좋은 것만을 주지 않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만큼 실패도 도처에 널려있고, 그에 대한 감당도 자기 몫이다. 자아를 의탁하고 싶은 욕구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스스로 뭔가를 주도해본 적이 그다지 없는 내가 자유에 취약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자아, 자존감, 능동적, 주체적 같은 모든 단어들이 나의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누구나 얻을 수 있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학생활 약 5년동안 이건 줄곧 내 숙제였다. 사실 평생 이고갈 문제인것같다.
졸업하고 난 뒤로는 내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작은 인디게임에 참여도 했다.
올해로 두번째 취업이지만 작년보다 상황이 더 안좋은 것 같다.
안개가 껴있는 길에서도 여태까지 내 나름의 목표를 만들고 걸어왔다. 지금처럼 막막하지는 않았었는데, 취업은 내가 손 쓸 도리가 없는 것 처럼 나를 무력하게 하는 것 같다. 서류를 넣고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 밖에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는 것 같다.
하반기까지 면접조차 안잡히면 어떡할지 걱정이 된다. 더 이상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더 발전시켜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0에 0을 계속 곱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취업만을 위해 노력하는건 나에게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처럼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내 자신이 발전하는 것 처럼 느끼는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방구석에서 드로잉만 하는 것 보다 조금이라도 커리어가 될만한 실무나,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없지만 블로그에라도 연습의 흔적을 남기면 내 마음이 조금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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