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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노화에 대해Diary/생각 2021. 4. 22. 15:17728x90728x90
마음이 늙어버린 건에 대해...
TV에서 마음만큼은 젊다는 사람들을 보고 솔직히 말해서 속으로는 으레 하는 말이라며 웃었다. 뭐 누구나 그렇지 않냐고 생각했다. 역시 어느 기점부터 든 생각이지만 너무 뻔한 말들을 몸으로 체감하는 순간 아! 하게된다. 이미 발견된 것을 이제와서 밖에 나가 그래 유레카!하고 외쳐봐야 남들한텐 너무 뻔한 거라 호들갑도 못떨지만 혼자 이마를 치며 깨닫는 것 처럼.. 이렇게 또 배운다. 사람은 스스로 익힌 게 아니면 체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아무튼 요즘들어 신체적으로 노화가 진행되는 특정한 시기가 있다는데, 마음도 그런 것 같다고 느낀다.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 번씩 마음이 크게 지치는걸 느끼지 않나.. 이 마음에 대해 최근 한동안 고민하다가 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한 정신의 노화란.. 한 번씩 크게 지쳐서 마음에 어떤 동요도 생기지 않는 때 찾아오는 듯 하다. 그럴 때 꼭 예전의 나와 비교하게되는데, 예전의 나는 또 마치 여름 뙤약볕처럼 빛나는 것 처럼 기억되고 그런다. 무한 동력일 때가 있었는데.. 아무리 우울하고 불안해도 며칠 견디면 자동적인 부력으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서 광합성도 하고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노화(?)가 몇차례 오면서 극복하고나면 마음이 전처럼 쉽게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내 안에 자동적으로 나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던 동력이 더 이상은 없는 느낌이 어느 순간부터 들었다. 그 때는 스스로 헤엄치는 법을 배워야한다.
그 때 내가 쥐고있던 게 실존주의였다. 무한한 불안의 영역에서 실존주의 철학 책을 읽으면 안심이 되었다. 자유로 내던져진 인간에 대해 읽으면 내 절망감이 특별해보이지 않는다. 우주의 관점에서 작게 작게 느껴진다. 공교롭게도 힘든 때에 알수없는 힘에 이끌리는 것인지(?) 실존주의로 회귀하는 것 같다.
며칠 전 서점에 갔을 때 읽고싶은 주제의 잡지(뉴필로소퍼)를 발견해서 사게되었는데, 읽다보니 실존주의와 관점의 차이에 대한 내용이었고, 무의식이 여기로 이끈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어쩌면 힘든 상황을 바꿀 순 없으니 이유를 나에게서 찾고 관점을 바꾸는 것 밖엔 내가 할 게 없기 때문인거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자꾸 실존주의 철학책을 읽고 내 상황을 축소시키고... 일종의 요법처럼. 어차피 상황은 변하지않을 것이고 변할 수 있는 건 나 뿐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같은 심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게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는 것 이걸 노화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또 하나의 익숙함이 생기는 느낌 같은 것 아닐까..
스스로 위로하자면 신체와 다르게 정신은 어쩌면 TV에서 생물학적 나이와 무관하게 젊게 산다는 사람들의 말처럼(마음만은 십대 이십대.. 그런..) 한 번 늙는다고 아예 돌이킬 수 없는 불가항력의 영역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 그대로 말랑하진 않겠지만 중요한건 관점의 변화다. 관점의 변화에 인색하지 않아야한다. 관점이 관성에 의해 늘 하던대로 생각하면 편하기야 하지만 편협해진다. 편협해지면 살기가 팍팍하다. 내가 나를 힘들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슬프지만 상황과 주변은 바뀌지 않을것이다. 상황과 주변을 인테리어 갈아치우듯 바꿀 수 없다면.. 혼자 고통받느니 관점을 바꾸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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